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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by 마빡목사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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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책을 읽고, 나에게 던지는 질문

 우리 집중력은 갉아먹히고 있다. 집중력을 잃은 만큼 우리는 삶의 주도권마저 빼앗긴다. IT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창출되는 만큼 인류의 집중력은 고갈된다. 집중력이 곤두박질치면 우리 삶에 심각한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선택의 기로에 섰다.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가 좋은가?

책 소개

 책 제목은 '도둑맞은 집중력'(원제: STOLEN FOCUS), 부제는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이다. 요한 하리가 썼고, 김하현이 번역했다. 요한 하리(Johann Hari)는 <뉴욕타임스>, <LA타임스>, <가디언> 등에 글을 기고해 온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전공했고, 이 책을 쓰려고 전 세계 약 48만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신경과학자, 사회과학자, 철학자, 심리학자를 인터뷰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지금 우리가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할 때 적용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를 인터뷰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설명하는 글보다는 보여주는 글로 책의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느낀 점

 책을 읽는 내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맞아! 내 생각도 그래!'라고 맞장구치며 읽었다. 한병철이 쓴 '피로사회'와 '정보의 지배'에 이어서 선택한 책이다. 진실이 파편화되고 분쇄되어 먼지처럼 흩날리는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진실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집중력'이라는 키워드를 찾아 이 책을 골랐다. 결과는 탁월한 선택!

 디지털전환이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주지만, 그만큼 손실을 입혔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디지털기술, 특히 IT산업이 크게 번영하면 할수록 인류의 집중력은 곤두박질친다. 이를 입증할 수많은 실험과 연구 사례가 이 책에 담겨있다. 심지어 우리가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할 때 사용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한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인류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를 후회하며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사례도 실렸다.

 집중력의 위기는 개인 탓이 아니다. 또 스마트폰도 아니다. 스마트폰은 단지 집중력을 갉아먹는 거대한 힘이 사용하는 매체일 뿐이다. 현대 인류의 집중력 상실은 사회구조적 차원의 문제이다. 빅테크 기업에 막대한 이윤을 창출해 주려고 실리콘밸리에 모인 수많은 천재들이 지금도 분초를 다투어 어떻게 하면 인류가 디지털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디지털 화면을 보며 머무는 시간이 그들에게 곧 수익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디지털 디톡스라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함께 힘을 합쳐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코 쉽지 않다. 저자도 이를 인정한다. 심각한 집중력 위기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류가 연대해야 하는데, 연대를 하려면 문제를 찬찬히 훑어보며 대안을 고민하는 집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인류의 집중력은 바닥이 났다. 이미 산만하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만성적인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산다. 더욱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빅테크 기업의 이익에 반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집중력 고갈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 분명 바뀌리라 믿는다. 그래서 이 책은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더욱.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첫 아이에게 한 가장 몹쓸 짓 가운데 하나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 준 것이다. 교육공학자로서 내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사용하는 규칙을 정했다. 하지만 내가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다. 그 이유가 이 책에 담겨있다. 게임이 문제가 아니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천재들이 내가 정한 규칙보다 아이가 스마트폰 화면에 머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부모 개인과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법. 

 대안은 딱 하나.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하고, 자기 통제방법을 고안해 아이와 함께 나도 스스로 적용해 보는 것. 그리고 이 문제에 공감하는 다른 사람과 연대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당신,
또는 아이에게 수시로 스마트폰을 건네는 당신,
꼭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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