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흐르는 거리_윤동주

by 마빡목사 2024. 3. 19.
728x90

흐르는 거리

윤동주_1942.05

 

 으스럼히 안개가 흐른다. 거리가 흘러간다. 저 전차, 자동차, 모든 바퀴가 어디로 흘리워 가는 것일까? 정박할 항구없이, 가련한 사람들을 싣고서 안개 속에 잠긴 거리는,

 거리 모퉁이 붉은 포스트 상자 붙잡고 섰을라면 모든 것이 흐르는 속에 어렴풋이 빛나는 가로등, 꺼지지 않는 것은 무슨 상징일까? 사랑하는 동무 박(朴)이여! 그리고 김(金)이여! 자네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끝없이 안개가 흐르는데,

 '새로운 날 아침 우리 다시 정답게 손목을 잡아보세' 몇자 적어 포스트 속에 떨어뜨리고, 밤을 새워 기다리면서 금휘장에 금단추를 삐었고 거인처럼 날아다니는 배달부, 아침과 함께 즐거운 내림(來臨),

 이 밤을 하염없이 안개가 흐른다.

반응형

'책 이야기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_윤동주  (26) 2024.03.28
쉽게 씌어진 시_윤동주  (28) 2024.03.27
사랑스런 추억(追憶)  (26) 2024.03.14
흰 그림자_윤동주  (23) 2024.03.11
별똥 떨어진 데_윤동주  (24) 2024.03.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