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시1 종시(終始)_윤동주 종시(終始) 윤동주 종점(終点)이 시점(始点)이 된다. 다시 시점이 종점이 된다. 아침저녁으로 이 자국을 밟게 되는데 이 자국을 밟게 된 연유(緣由)가 있다. 일직이 서산대사가 살았을 듯한 우거진 송림 속, 게다가 덩그러니 살림집은 외따로 한 채뿐이었으나 식구로는 굉장한 것이어서 한 지붕 밑에서 팔도(八道) 사투리를 죄다 들을 만큼 모아 놓은 미끈한 장정들만이 욱실욱실하였다. 이곳에 법령(法令)은 없었으나 여인 금납구(禁納區)였다. 만일 강심장의 여인이 있어 불의의 침입이 있다면 우리들의 호기심을 적이 자아내었고, 방마다 새로운 화제가 생기곤 하였다. 이렇듯 수도 생활에 나는 소라 속처럼 안도하였던 것이다. 사건이란 언제나 큰 데서 동기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작은 데서 더 많이 발작(撥作)하는 것이다. .. 2024. 3. 6.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