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혜2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녘에야 날아간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녘에야 날아간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법철학』 서문에 쓴 문장이다. 헤겔 철학의 핵심, 또는 철학의 본질을 표현하는 말로 유명한 격언이다. 미네르바는 고대 로마 사람이 지혜의 여신으로 숭상하는 신이다. 고대 그리스인이 숭상했던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로마 사람은 미네르바라고 불렀다. 아테나와 미네르바 둘 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는 상징이 부엉이다.  부엉이 역시 지혜를 상징한다. 어둠 속에서 사물을 잘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서이다. 지혜는 낮의 덕목이 아니라 밤의 덕목이다. 지혜는 밤의 어둠 속에서 옳고 그름, 선함과 악함, 아름다움과 추함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역시 삶의 현장에서 분별력은 어둠 속에서 바늘을 찾는 일처럼 어렵다.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밤.. 2024. 6. 12.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어느 떠돌이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반가운 고향 친구를 만나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허풍을 더하는 법. 예전에 로도스란 섬에서 멀리뛰기 시합을 했는데, 어마어마한 거리를 뛰었다고 자랑을 한다. 말없이 듣던 친구가 한마디 쏘아붙인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 보아라!" - 이솝 우화 가운데 로도스는 그리스의 남동쪽, 튀르키예의 남서쪽에 있는 큰 섬이다. 그리스 본토와 멀리 떨어진 곳이다. 그가 로도스에서 무엇을 했든, 지금 여기에서 실력을 증명할 수 없다면 허황된 이야기일 뿐이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는 데리우스 에라스뮈스가 1500년에 펴낸 『격언집』에 "Hic Rhodus, hic saltus.", 운율이 생동하는 라.. 2024. 3. 3.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