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빛깔1 청록빛 의자 청록빛 의자 엄마가 없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매일 엄마의 빈 자리를 보는 어머니를 생각한다. 어머니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목양실. 목양실은 목사가 설교를 준비하고, 교인과 상담하는 공간이다. 설교를 준비하는 책상 맞은편, 그리고 어머니가 즐겨 앉는 소파 맞은편에 장독대만 한 청록빛깔 헝겊 의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어머니는 날마다 의자를 스치고 바라본다, 외할머니가 앉으셨던 조그만 의자를. 나 역시, 매주 어머니의 목양실에 들어설 때마다 청록빛 의자와 마주한다. 의자를 볼 때마다 떠오른다, 우리 외할머니. 어머니는 교회 전도사로 일하느라 할머니에게 어린 나를 맡기는 일이 잦았다. ‘외할머니’ 하면 맨 먼저 백김치가 떠 오른다. 뻘건 배추김치 못 먹는 손주를 위해 입으로 쭉 빨아 만들어 주시.. 2024. 3. 29.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