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보리밭'에서 만난 해물찜닭
닭은 치킨이 진리다. 누가 뭐래도.
내게 넉넉한 돈과 트랜스지방을 견뎌낼 건강만 허락된다면, 나는 매일 치킨을 먹고 싶다. 사실, 난 찜닭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안동찜닭?! 그까짓 거 나는 아직도 그 맛이 그다지 당기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난생처음 다시 먹고 싶은 찜닭을 만났다. 잠시 치킨을 망각하게 만든 그 맛! 전북 남원시 맛집, '황금보리밭'에서!!!!
해물찜닭, 옹기종기 모인 해물의 향연
음식은 생김새가 무척 중요하다. 둘째 아들 나라는 생김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먹을 생각을 안 한다. 그러나 보라! 저 공손하게 '날 잡아 잡수소~' 자태를 보이는 해물을. 살도 실하니 탱탱한 식감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진다. 왼쪽 위부터 홍합, 새우, 오징어, 꽃게. 검정 바탕에 주황, 하양, 연보라 색깔이 조화되면서 군침을 흐르게 하는구나. 풍성한 당면은 통실통실한 닭살을 품고 있었다.
해물찜닭을 보좌하는 환상적인 밑반찬 참모들
해물찜닭이 불에 익어가는 동안, 그 주변 참모들의 활약이 놀랍다. 먼저, 주 요리를 맛보기 전 먹는 검은깨죽!
너무 달지도 않고, 밋밋하지도 않다. 마치 밀당을 하듯 은은하게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기술이 대단하다. 검은깨죽을 먹은 뒤, 부침개를 가위로 잘라 바삭한 가장자리부터 맛을 본다. 간장이 필요 없다. 바삭한 식감과 탱글한 파와 부추의 식감이 느껴진다. 약간 느끼한 기름맛이 올라올 때, 오이 초절임을 하나 입에 쏙 넣는다. 입안에 상큼한 식초맛이 돈다. 김, 깨, 참치, 가쓰오부시를 버무려 만든 주먹롤~! 깨와 참치가 내는 고소한 맛과 촉촉한 밥과 바스락하는 김과 가쓰오부시의 식감이 조화롭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비빔면을 한 입에 쏙 넣는다. 한 입에 쏙 넣게 말린 비빔면까지 해물찜닭 밑반찬은 가히 환상적이다.
드디어 해물찜닭을 맛보다
팔팔 끓자 주인님이 오셔서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주신다. 잘라놓으니 더 푸짐해 보인다. 사진을 찍고, 먹기 시작.
이후...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맛있게 먹었다. 특히! 꽃게 덕분인지 국물 맛이 얼큰하니 속을 제대로 풀었다. 해물이 싱싱하고 살이 가득 차 있어서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제법 배부르게 먹었다. 아쉽게도 다 먹은 뒤 볶음밥 사진을 못 찍었다. 정신없이 먹느라. 해물찜닭이라 그런지 닭이 주요리라기보다는 해물 반, 닭 반이었다. 해물찜닭, 한상에 5만 원이다. 장담하건대, 돈이 아깝지 않은 맛이다. 더구나 좋은 사람과 함께라서 더욱 맛있었다. 남원, 하면 생각날 그곳 그 찜닭! 지금까지 광고비 1원도 안 받고 쓴, 황금보리밭 해물찜닭맛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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