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가짜 하나님 죽이기'를 읽고
호세 마리아 마르도네스 지음, 홍인식 옮김
어떤 하나님을 믿느냐가 우리 삶의 모습을 정한다. 사람들은 한 분 하나님, 오직 유일한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직 유일한 한 분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신앙고백일 뿐 각 사람의 '믿음의 증거' 또는 '신앙의 삶'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우리 안에 형성된 하나님의 상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데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또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정당화하는 사람도 있다. 그분의 신앙고백은 과연 진짜 하나님의 말씀일까?
이 책은 지난날 우리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하나님의 형상'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책 제목대로 우리 안의 가짜 하나님은 우리를 가짜 신앙으로 이끌 수 있다. 제목이 자극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 안에 가짜 하나님을 없애는 것은 기독교인이 목숨처럼 여기는 하나님 나라를 가느냐 마느냐와 다르지 않은 중요한 문제이다. 참 하나님을 향한 신앙은 살리는 신앙이지 죽이는 신앙이 아니다. 살아나는 또는 살리는 신앙은 우리 안의 가짜 하나님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인습적 신념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말씀에 비춘 성서의 기록'과 '교회의 전통'을 토대로 수정한다. 총 여덟 가지이다. 1. 공포의 하나님에서 사랑의 하나님으로, 2. 간섭의 하나님에서 의지의 하나님으로, 3. 희생의 하나님에서 생명의 하나님으로, 4. 강제의 하나님에서 자유의 하나님으로, 5. 멀리 있는 하나님에서 가까이 있는 하나님으로, 6. 개인의 하나님에서 연대의 하나님으로, 7. 폭력의 하나님에서 평화의 하나님으로, 8. 홀로 있는 하나님에서 함께 있는 하나님(삼위일체)으로 이다. 마지막에는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우리의 언어를 성찰하게 돕는 내용이다.
각 장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하나님의 인습적 형상을 볼 수 있다. 또 인습적 형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을 때 나타나는 그릇된 신앙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라 실감 나게 다가온다. 그러고서 예수의 삶과 말씀에 비춘 성서의 기록들과 교회의 전통을 바탕으로 그릇된 하나님의 형상을 바로잡는다. 이 과정은 매우 신학적 과정으로, 신학이 곧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실천적인 행동 수정을 이끌어낸다. 읽는 이에 따라 어렵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사고로 이끄는 책이 좋은 책이다. 문장이 어렵지 않다. 음식을 꼭꼭 씹어 삼키듯 책을 읽으면 충분히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단순히 인지적 사고를 수정하는 책이 아니다. 깊은 감동이 있고, 영이 살아나는 책이며, 우리 삶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도록 안내한다. 교회에서 교우들과 함께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조만간 내가 협동목회를 하는 교회에서 이 책으로 교우들과 신학공부를 하고 싶다.
우리 안에 가짜 하나님을 없애고,
참된 하나님을 향한 신앙의 여정으로 참 자유와 기쁨의 삶을 살자!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 하나만으로'를 읽고 (26) | 2024.04.05 |
---|---|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를 읽고 (5) | 2024.02.26 |
'이번 역은 문학녘' (30) | 2023.12.13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읽고 (58) | 2023.10.04 |
'스프린트'를 읽고 (0) | 2023.09.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