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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윤동주_1938.06
밭에 터부한 것을 다 빼어 바리고
황혼이 호수 위로 걸어 오듯이
나도 사뿐사뿐 걸어보리이까?
내사 이 호수가로
부르는 이 없이
불리워 온 것은
참말 이적이외다.
오늘 따라
연정(戀情), 자홀(自惚), 시기(猜忌), 이것들이
자꾸 금메달처럼 만져지는구려
하나, 내 모든 것을 여념(餘念)없이
물결에 씻어 보내려니
당신은 호면(湖面)으로 나를 불러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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