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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길_윤동주

by 마빡목사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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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_1941.09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어버렸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을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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