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1 파랑새 파랑새 차창 밖 빗물이 또르르 흘러내린다. 창밖을 향해 몸을 돌린 채, 비스듬히 누워 잠을 청하던 스무 살 청년의 어깨가 이내 바르르 떨린다. 굵은 빗줄기 사이로 달리는 고속버스 엔진소리가 흐느끼는 청년을 덮는다. 빗물이 차창에 방울로 맺혀 알 수 없는 곳으로 주르륵 흘러 흩어지듯이, 청년의 첫사랑은 차창 밖 빗방울처럼 떠났다. 늘 외로움에 쫓기듯 살았다. 외동아들로 태어나 혼자 자랐다. 어머니는 교회 전도사로 아버지는 유조선 기관사로. 세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보다 혼자이거나 둘이었던 시간이 훨씬 많았다. 엄마와 아빠로 채우지 못한 빈 마음에 외로움은 똬리를 틀었다. 거부할 수 없는 불편한 손님이었다. 불청객을 쫓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텅 빈 곳을 채우는 것이었다. 아직 여물지.. 2024. 1. 16.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