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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이야기

챗GPT는 창의적이지 않다!

by 마빡목사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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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 비판적 이해

새로운 기술은 '반짝'한다.

COVID-19 대유행으로 학교에서 대면 교육이 어려울 때, 뜨겁게 달아오르던 기술이 있었다.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라고 불리던 클라우드 컴퓨팅, AR/VR, 5G 정보통신기술 등이 집약된 결정체였다. 학교교육현장에서 '메타버스' 바람이 불었고, 일부대학교에서는 수억 원을 들여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캠퍼스가 대면교육의 대체제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점과 유튜브에서도 얼마나 '메타버스'를 띄웠는지 모른다. 심지어 페이스북조차 기업이름을 'Meta'로 바꿀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메타버스는 '현타버스'가 되어버렸다. 메타버스는 '게임을 위한 가상 세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교육과 문화 그리고 쇼핑 등 새로운 산업을 열고자 했던 투자자들의 희망은 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메타버스ETF사례
메타버스ETF 수익률 차트다. 21년 하반기에 상향점을 찍고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술은 거들뿐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죽하면 켈러의 ARCS 학습동기이론에서 가장 첫 번째가 Attention 즉, 새로운 자극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겠는가. 교수학습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기술'은 처음 경험하는 자극을 주어 교수자에게는 교수법 적용에 관한 동기를, 학습자에게는 학습하려는 동기를 갖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Attention 단계에서 사용하는 학습동기유발 전략은 관심을 끄는 데는 효과적이나 학습을 유지하거나 더 깊은 학습이 일어나게 하려면 다음 단계, Relevance, Confidence, Satisfaction 학습동기전략이 더해져야 한다. RCS 단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면 '기술에 대한 비판적 이해'가 필요하다. 기술 활용의 결과가 과연 교수자가 계획한 교육목적을 달성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또는 학습자가 기술 활용을 통해 더욱 주체적인 학습을 할지 아니면 기술에 의존하는 역효과가 날지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거들뿐이다. 

기술은 거들뿐
기술은 거들뿐이다.

챗GPT는 창의적이지 않다!

불과 1~2년 전 메타버스처럼 모든 사람이 열광하는 기술이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다. 학술논문, 도서, 유튜브, 인터넷 신문기사, 블로그 등 거의 대부분 미디어에서 챗GPT를 이야기한다. 기술(Technology)을 좋아하는 사람은 익숙한 광경이다. 기술낙관론자들은 생성형 AI기술이 인간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다양한 분야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림 그리기, 문학 작품 쓰기, 음악 작곡하기 등 컴퓨터가 결코 따라오지 못하는 인간의 창의성을 AI가 훨씬 잘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과연, 그러한가. 교육계에서도 AI 기술이 발전하면 선생님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똑똑한 AI가 나오면 지금 전문가라고 불리는 교사, 교수, 의사, 변호사, 판사, 회계사 등이 금방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현재 사용하는 생성형 AI 에게 물어봤다. 

구글 바드에게 물어봤다. 
"바드, 너는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니?"
"나는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고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시, 코드, 대본, 음악 작품, 이메일, 편지 등과 같은 다양한 창의적인 텍스트 형식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는 귀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할 수 있으며, 귀하의 지시에 따라 귀하의 요청을 신중하게 완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 개발 중이고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완벽하지 않으며 때때로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나는 항상 배우고 개선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창의적인 면에서 인간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구글 바드는 자기가 창의적이라고 답변한다. 자기가 계속 학습하면 언젠가 인간의 창의성과 경쟁할 수 있게 될 거라 답변한다. 그렇다면 챗GPT 3.5와 4.0은 각각 어떻게 답할까? 

챗GPT 3.5(OpenAI)에게 물었다.
"너는 창의적이니?"
"AI 언어 모델로서 응답을 생성하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제안, 아이디어 또는 통찰력을 제공하여 창의적인 작업을 지원할 수 있지만 창의성 자체는 인간의 특성입니다. 나는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거나 아이디어 생성을 지원함으로써 창의적인 프로세스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창의성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는 인간에게 있습니다. 나의 목적은 내가 훈련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 설명 및 지원을 제공하여 사용자를 지원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챗GPT 3.5와 4.0
왼쪽이 OpenAI 챗GPT3.5의 답변이고, 오른쪽이 뤼튼 챗GPT4.0모델의 답변이다.
챗GPT 4.0(뤼튼)에게 물었다.
"너는 창의적이니?"
"저는 인공지능으로써, GPT-4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저는 모델 학습 시 여러 분야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해결책이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창의성은 사람의 창의성과는 다르게,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존적이며, 직접적인 경험이나 감성을 갖추지 못합니다.
즉, 저는 일종의 창의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지만, 사람처럼 독립적인 생각과 감성을 가진 창의성을 갖추진 못합니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포괄적으로 학습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반한 결과물입니다."

챗GPT 3.5와 4.0은 창의성에 대한 모델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사람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바드처럼 자기가 창의적이라고 답하지는 않는다. 바드보다는 훨씬 파인튜닝(Fine-tuning)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OpenAI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AI가 사람만큼 창의적이라고 자신 있게 답변하거나 언젠가 사람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 사람들이 위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GPT가 사람보다 못한 존재라는 걸로 조정한듯 하다
엄연히 따지고보면, 바드나 챗GPT3.5/4.0이나 창의성 개념을 '새롭고 독창적이며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고 정의한다면 생성형 AI는 결코 창의적이지 않다. 생성형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근사한 답변을 하게 설계되었다. 즉, 생성형 AI는 거대한 언어학습데이터 안에서 질문과 관련이 있는 군집화된 지적 개념의 연결망 속에서 확률적으로 적당히 알맞은 일반적인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이어 붙여 답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미세조정(Fine-tuning)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정말 일반적인 수준의 사람이 답변하는 만큼의 '창의성'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창의성'은 우리가 말하는 '창의성'이 아니다. 

생성형AI 기술을 대하는 교수자의 태도?!

'새롭고 독창적이며 가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미 있는 방대한 자료들 속에서 확률상 가장 일반적인 답변을 이어붙이는 생성형 AI의 답변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비판 없는 생성형 AI 기술 활용은 인간 고유의 능력인 '창의성' 발휘를 퇴화시킬 것이다. 생성형AI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나 지나친 낙관론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을 AI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 것이다. 생성형AI를 활용하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인간만의 특수한 능력인 사유하는 힘, 깊이 생각하는 근력은 점차 손실이 일어날 것이다. 
기술에 의존하기 보다, 기술을 지나치게 낙관하기 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일 뿐이다. 그러려면 기술 없이도 자신이 주체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이 있어야 한다.  교수자나 학습자에게 모두... 이 전제가 있어야 비로소 교수학습 현장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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