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이야기

교육목적과 교육목표

by 마빡목사 2023. 9. 25.
728x90

교육목적과 교육목표

  가끔 자기가 이걸 왜 교육하고 있는지, 뭘 가르치려 하는지 헷갈려하는 교사를 본다. 학교교육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학교 외에 학원이나 교회, 무슨무슨 센터 등등, '교육'이 발생하는 여러 현장에서 공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교사에게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교사 자신이 무엇을 가르치는 지 모르고, 왜 가르쳐야 하는지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다면, 교사로서 직무 유기다. 교육을 하는 사람은 교육목적과 교육목표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기 언어로 교육을 하는 목적과 목표를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목적을 서술하지 못하면 '교육철학이 부재하다는 걸' 뜻하고, 교육목표를 설정하지 못하면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른다'는 뜻이다. 
 

교육목적은 'Why', 교육목표는 'What'

  교육목적과 교육목표의 개념은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이다.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

  먼저, 교육목적은 교육 행위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뜻한다. 쉽게 말해, '이 교육을 왜 하느냐'에 대한 답이다. 교육 행위를 하는 철학적이고 이념적인 바탕에 관한 것이며, 교육 행위가 나아갈 방향과 정체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목적은 교육목표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인 교육내용을 포함하지 않는다.

  교육목표는 '교육목적을 달성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에 대한 답이다. 즉, 교육목적 달성을 위한 교육내용에 관한 것이면서, 동시에 '인지(知)/정서적 반응(情)/행동(意)'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측정가능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육목표는 교육내용과 교수방법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며, 교육의 평가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목적과 비교하면, 더 구체적이고 특수한 성격을 띠며, 측정 가능한 행동 변화를 포함한다. 측정 가능한 변화를 확인하려고 메이거(Mager)나 가네(Gagne) 같은 경우는 행동적 목표진술로 교사가 변화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목표를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구분 교육목적 교육목표
질문 Why What
특징 포괄적, 추상적, 구체적, 특수적
역할 교육 방향과 정체성 제시 교육내용, 교수방법, 평가 기준 제시

 

 

교육목적과 교육목표 설정을 통해 얻는 것

  교육목적은 교육철학과 관련이 깊다. 교사는 교육목적을 설정하려고 깊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교육철학이 성장하고 발전한다. 교사는 자기가 맡은 교육 활동에서 교육목적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철학을 공부하게 되고, 자기가 교육을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우쳐야 비로소 '철학의 부재'에 빠지지 않는다. 만약, 시간 여유가 없어서 교육목적을 스스로 설정하지 못해 지침서를 보고 교육을 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반드시 교육목적을 자기 언어로 소화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 책임 있는 교수활동을 할 수 있다.

  교육목표는 교육내용, 교수방법, 평가와 관련이 깊다. 교육목표는 교육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할 내용을 정하는 것, 교육내용을 효과적으로 교수-학습하기 위해 적용할 교수방법, 그리고 교육활동이 끝났을 때 교육으로써 바람직한 결과를 얻었는지 확인하려고 평가하는 것 모두를 고려하여 설정한다. 

  교육목표 설정은 교육목적과 달리 좀더 체계적인 절차를 요구한다. 교육목적 달성에 적합한 교육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요구분석(need analysis/need assessment/front-end analysis)을 한다. 요구분석은 '교육을 하기 전 상태'를 측정하고,  '교육을 한 뒤 바람직한 상태'를 가정한 후 둘 사이 간격과 차이(gap)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춰 수행한다. 먼저, '차이'가 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인가 판단 한 뒤, 교육 행위로 바람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는 내용을 정하는 것이 교육목표에 서술할 교육내용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특수한 교육내용에 관한 위계를 설정할 수 있고, 교과목이나 교육영역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또, 교육목표를 설정하면서 효과가 있는 적절한 교수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교육목표를 달성했는 지 확인하려면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교수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잘 가르치기 위해 교사 자신이 갖춰야 할 교수능력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평가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게 된다. 

  모두 교사가 스스로 고민해야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좋은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려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다. 자기가 공부해야 공부하는 학생이 겪는 마음을 안다. 교육목적과 교육목표를 허투루 봐선 안 된다. 두 가지를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기만 해도 좋은 교사가 되는 길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참고문헌

김영호, 『교육학개론』, 창지사, 2022
김지환,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양서원, 2021
이영미, 『교육과정론』, 양서원, 2020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 평가 지침』, 2023
박성익 외, 『교육방법의 교육공학적 이해』 제5판, 2017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