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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수필2

단풍비 단풍비 가을 끝자락, 햇볕 좋은 토요일이다. 입동이 지나서인지 아침저녁으로 코끝과 손끝이 시리다. 정오 햇볕이 마치 엄마 품에 안긴 듯 따뜻한 온기로 나를 감싼다. 모처럼 포근하게 찾아온 가을 햇볕이 반가워 마음껏 누리고 싶다. 이러한 여유도 잠시, 오늘 역시 일하러 가야 한다. 차에 올라 전주 모 교회로 향했다. 오늘 교회에서 교사 강습회를 한다. 두 달 남짓 나와 몇몇 연구원이 함께 개발한 성탄절 교육 프로그램을 전북지역 교회학교 교사에게 소개한다. 차를 운전해 교회로 출발할 때, 강습회 예행연습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몰라 두통이 불청객같이 찾아왔다. 집에서 교회로 가려면 전주 시내로 들어가는 춘향로를 타고 전주 천변을 지나야 한다. 대략 30분 남짓 되는 거리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춘향로로 .. 2023. 11. 2.
가을을 걷다 가을을 걷다 아침으로 차가운 외풍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유난히 후덥지근하고 질척거리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얼굴을 싹 바꿔 쌀쌀해졌다. 까만 정장과 선글라스를 쓰고 빌딩 숲 속을 거니는 도시여자, 가을이 왔다. 가을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까칠하다. 하지만 낮이 되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따스함을 건넨다. 여름에 푸르게 한껏 부풀었던 수풀과 나뭇잎은 가을의 눈부신 미모에 반해 빨갛게 노랗게 익어버린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다. 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로 아침마다 안방 공기가 차갑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뜨끈함이 노곤해진 나를 붙들어 안고 놓아주질 않는다. 손목에서는 스마트워치가 빨리 일어나라고 채근한다. 간신히 눈꺼풀을 올려 시간을 확인해 보.. 2023.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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