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에세이9 잠시만 안녕, 봄 그토록 기다렸던 봄인데, 헤어져야 할 때가 다가온다. 따스했던 햇볕이 어느새 따갑다. 봄볕은 겨우내 추운 바람에 움츠렸던 몸을 포근하게 감싸주었고, 지친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이제는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처럼 봄은 뒷모습을 보인 채 멀어져 간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 가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했던가. 떠나는 봄을 붙잡지 못해 미련이 가슴에 사무친다. 그리움을 달래려고 봄과 사랑을 나눴던 창이 넓은 카페를 찾았다. 창밖에는 여전히 지난 연인의 자태가 짙게 물들어 있다. 고운 바람이 불면,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푸른 나무가 호흡을 맞춘 듯이 살랑살랑 나뭇가지를 흔든다. 부드러운 몸짓으로 춤사위를 뽐내는 푸른빛에 빠져들어 찰나에 황홀함을 느낀다. 가질 수 없는 황홀은 푸른 하늘과 호.. 2023. 5. 18.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