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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노무현에게 듣다] 02. 진보의 미래

by 마빡목사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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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미래

 오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청구한 구속 영장 실질 심사를 받으러 갔다. 박근혜 탄핵 이후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의 꽃이 만개한 듯했지만, 꽃이 지듯 문재인 정부 이후 들어선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망가질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여당은 추석과 총선을 앞두고 민생을 돌보는 상생 정치는 하지 않고, 정적 죽이기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검찰 권력을 사유화하여 정적과 그를 지지하는 시민을 짓밟는 양태가 신군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군인이 검사로 바뀌었을 뿐.

노무현과 이재명, 데자뷔

 암울한 정치 환경을 보면서 또다시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마주한 정치는 지금보다 더 혹독하고 잔인했기에. 당시는 많은 민주당 지지자조차 검찰의 거수기 노릇하던 언론에 속아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었다. 이재명 당대표는 그런 점에서만큼은 노무현 보다 조금 나은 편일까? 비록 300회 넘는 압수수색을 받고, 검찰과 언론이 유착하여 검찰발 보도를 연일 쏟아내는대도 이대표를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있으니... 이번에 구속영장 기각을 호소한 탄원서에 총 90만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한다'는 철학으로 말한 어록을 꺼내 읽으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랜다.

『진보의 미래』 19-21 쪽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도, 촛불도, 정권도, 이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반독재 투쟁이 성공한 것은 국민이 생각하는 만큼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략)
우리는 역사가 돈의 편이 아니라 사람의 편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길을 가는 것입니다. 다만, 그 막강한 돈의 지배력을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다 짜내고 이를 지혜롭게 조직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진보는 국민이 품은 철학을 앞서지 못한다. 경제가 어려워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진다. 빈곤 또는 상대적 빈곤이 만연한 사회에 사는 사람은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도덕, 정의, 책임, 윤리 보다 더. 그러다 보면, 인간의 고귀한 품성이 돈과 권력에 짓밟혀 분쇄되는 현실을 자주 보게 된다. 돈 몇 푼에 사람을 배신하고,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사람이 돈과 권력에 짓밟히는 비참한 세상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믿음'을 강조한다. 돈의 힘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이긴다는 믿음. '사람이 먼저인 세상.' 역사는 돈의 힘이 주도하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람을 향한 사랑의 힘으로 진보한다는 믿음, 말이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과 이재명은 닮았다. 두 분의 정치적 진보의 방향을 떠올리면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 헨리 조지가 떠오른다. 헨리 조지 또한 빈곤이 가져오는 인간성 파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치에 도전했다. 뉴욕 주지사와 뉴욕 시장, 두 번 도전했지만 기득권 세력과 언론의 합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헨리 조지가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은 지금 우리 시대에도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진리의 벗.' 정의를 실현하고자 자기 생명조차 아끼지 않는 '진리의 벗들'이야말로 빈곤이 가져올 파괴적 결과를 극복할 유일한 길이다.

헨리 조지 '빈곤의 심각성'
: 의지할 곳 없는 절망적인 빈곤은 인간을 타락시키고 짐승 같은 노예로 만들며 고상한 천성을 얽어매고 섬세한 감성을 무디게 하며, 그 고통 때문에 짐승도 마다할 짓을 하게 만든다. 빈곤은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파괴하고 분쇄하며,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박탈하고 노동계급을 저항할 수 없는 무자비한 기계와 같은 힘으로 억누른다.

헨리 조지 '진리의 벗'
: 내가 밝히려고 했던 그 진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다. 그게 쉬울 것 같으면 이미 오래전에 받아들여졌을 것이며, 결코 지금까지 감추어져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분투하고 고난을 감수하며 필요하다면 죽기까지 할 진리의 벗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리의 힘이다.

 

진리의 힘에 기댄 노무현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진리의 힘에 기댄 노무현의 꿈은 진행형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 힘은 '진리의 벗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시민은 옳은 것을 지향하는 갈망이 있어야 한다. 진리의 힘을 믿는 사람은 늘 가치를 존중하고, 가치를 지향하며, 가치 실현을 위한 갈망을 품는다.

노무현, 충남대 강연 중 2002.11.7

정의가 이기려면 그 시기에 살고 있는 그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치를 존중하고, 가치를 지향하는, 옳은 것을 지향하는 갈망이 있어야 됩니다.

 

결국 정치는 깨어있는 시민에게 달렸다.

 우리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시민이 한다. 시민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자기 목소리를 낼 때,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 오늘, 혹시라도 이재명 대표가 구치소에 수감된다 하여도 시민은 외쳐야 한다. 정치 참여를 계속해야 한다. 정치인 이재명의 운명은 영장을 심사하는 판사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과 정치 참여에 달려있다. 뜻있는 시민이여, 똘똘 뭉치자!

제8회 노사모 총회 축하메시지_2007.06.16.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죽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의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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