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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교회를 위한 성서학'을 읽고

by 마빡목사 202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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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위한 성서학'을 읽고

안용성, 새물결플러스

 『교회를 위한 성서학』은 신약학자이자 그루터기교회 담임목사인 안용성 박사가 쓴 책이다. 새물결플러스에서 출간했다. 부제가 '복음서는 역사적 사실인가?'이다.

 

우리의 믿음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란?

 많은 기독교인이 자기 신앙에 대한 근거를 성경의 기록에서 찾는다. 성경의 기록에 대한 믿음이 곧 신앙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경의 오류나 사실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자기 신앙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종종 듣는 '과학적'이라는 말. '과학적'이란 말은 엄밀히 말하면 '실증주의'이다. 이 책은 실증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 기독교인이 자기 신앙에 대한 구체적 근거인 '성경의 기록, 특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록인 복음서가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논증한다.

실증주의와 역사적 사실

 랑케(L.von Ranke)의 '실증주의 역사관'과 카(E.H.Carr)의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로써 역사관'은 역사적 기록을 살펴볼 때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할 관점이다. 카의 입장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사람은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이 한층 수월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실증주의를 신봉(?)하는, 쉽게 말하자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직접 만져봐야 믿겠다는 사람에게 복음서가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목적으로 쓰였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그만큼 성서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실증주의의 한계를 드러내고, 동시에 복음서가 기록될 당시에 역사적 기록이자 전기로서의 특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어렵지만 교회에서 교인과 함께 읽어볼 만한 책

 사실,  『교회를 위한 성서학』은 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볼만한 책이다. 또는 교회에서 오랫동안 기독교 신앙을 배워서 잔뼈가 굵은 사람과, 특히 고학력자가 위주인 교회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매우 적합한 책이다. 꾸준히 교인들과 함께 신학공부를 해오던 교회라면 목회자와 같이 읽어볼 만도 하다. 또,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기독교 신자가 아닌 역사학자나 인문학자도 교양서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복음서는 역사적 사실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느낀 점: 실증주의에 가려진 진실을 발견하면...

 실증주의가 드러낸 사실이 진실은 아니다. 실증주의적 관점을 통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진실로 가는 길 하나를 밝히는 등불은 될 수 있어도 진실 자체가 될 수 없다. '진실'은 긴 서사이고, 사실의 총화이다. 실증주의는 파편화된 사실일 뿐이나 현대인들은 실증주의가 곧 진실이라는 편향에 빠져있다. 진실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 진실인지 물어가며 고민하기보다 자기 마음에 드는 편향된 사실을 자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습관처럼 몸에 배어있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역사적 사실로 기록한 복음서를 그저 신화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 구체적 사례겠다. 이 책을 읽으면 복음서가 왜 역사적 사실을 담은 기록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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