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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글성경읽고쓰기/누가복음

새한글성경 읽기_누가복음

by 마빡목사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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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성경, 새한글성경!

  대한성서공회에서 2021년 11월 30일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발행했다. 대회성서공회는 비영리적으로 기독교 성서를 번역, 출판, 반포하는 곳이다. 인터넷 웹사이트(https://www.bskorea.or.kr/)로 여러 번역 성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번역 성서와 성경이해자료들은 성서학자가 연구한 결과물로 공신력이 있다. 기독교인에게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바로, 이 대한성서공회에서 디지털 시대에 순우리말로 적절하게 번역한 새한글성경을 발행하였다. 나는 새한글성경이 나오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표지와 머리말. 표지에 점점 자라는 나무를 보니 시편1:3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떠오른다.

새한글성경이 나온 배경

  우리가 예배할 때 보는 성경은 주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다. 개역개정판은 1911년 최초 한글 완역 성경인 『성경젼셔』를 1938년과 1961년, 그리고 1998년에 크게 세 차례 개정된 성경이다. 1911년 당시 우리말이 담은 뉘앙스를 번역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존 로스(John Ross) 목사님의 어마어마한 헌신 덕분에 당시 우리말이 가진 뉘앙스를 최대한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말에서 개화기로 넘어오면서 일제가 행한 민족문화말살정책으로 현대 우리말은 충분한 발전기를 가지지 못하여 지금까지 해결해야할 여러 가지 문제가 쌓여있다. 번역투가 많고, 괴이하게 어려운 한자어도 많다. 문제는 번역투와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를 써야 뭔가 경건(?)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성경은 누가 읽어도 이해하기 쉬워야 하는 게 아닌가.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1521년 교황청에 저항하여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다. 궁중이나 성 안에서 쓰는 말이 아니라 백성이 쓰는 말을 기준 삼았다. 성경이 백성의 손에서 읽힌 것은 종교개혁에 큰 바람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현대독일어 발전에도 많은 공헌을 했다.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나타난 성서연구자들의 산물이다. 지금도 우리말은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 일제가 남긴 일본어 표현, 일본식 어순에 따르는 번역, 한자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축약, 뜻이 통하지 않는 사자성어 남발 등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은 『개역한글판』, 『표준새번역』, 『새번역』, 『공동번역』, 『공동번역개정판』 등으로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 

  새한글성경은 기존 노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사는 젊은이'에게 초점을 맞춘 번역이다. 사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성경을 읽나. 유튜브로 설교를 찾아 듣는 청년이 많지. 시간을 내서 성경을 읽고, 깊이 묵상하는 청년이 얼마나 될까. 성서공회는 아마도 젊은이들이 성경을 읽지 않는 이유가 위에서 말한대로 우리말이 읽기 어렵고 난해해서라고 생각한듯하다. 실은 디지털세대가 읽는 방식 자체가 문자보다 영상이 익숙하다. 문자로 성경을 읽게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든 기왕에 성경을 읽을 때 더 잘 읽을 수 있고,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 같다. 디지털 세대에게 문자를 읽히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걸 체감한 나는 성서공회의 이러한 철학과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가장 우리말 답게, 그러면서 원문에 충실하게

  성서공회는 새한글성경이 '한국어 어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새롭고 참신한 용어와 방식'을 사용하면서, 성경으로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되도록 노력하였다고 한다. 젊은 사람이 사용하는 어휘와 쉽고 간결한 표현을 사용해서 번역하면서, 동시에 원문이 가진 문법적 구조와 어원적 특성, 어순의 강조를 최대한 반영하였다고 한다. 개역개정판 성경이나 다른 역본들과 함께 읽으면 원문이 가진 풍부한 의미와 분위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새한글성경』 번역은 2011년 12월 27일 '성경번역연구위원회'를 조직하여 1년 간 번역 원칙 연구를 거친 후, 2012년 12월 14일부터 각 교단에 속한 40대 젊은 성서학자 36명이 본문을 함께 번역하고 검토하였다고 한다. 또, 국어학자 3명이 번역본을 읽으면서 본문을 다듬는 과정을 더해 '새한글'이라는 뜻을 살렸다고 한다. 『새한글성경』을 번역한 특징은 머리말에 16가지로 제시한다. 16가지 특징을 다시 세 가지 맥락으로 요약하면, '디지털 세대가 읽기 쉬운, 그러면서 가장 우리말답게, 또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서'라 할 수 있겠다.

새한글성경 누가복음 읽고 쓰기

  『새한글성경』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점에서 주문해서 내 것으로 읽는 것이다. 내 책이니 밑줄치고 메모하면서 읽을 수 있다. 밑줄치고 메모하며 읽는 '정독'은 성경을 읽는 동안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래서 가장 추천하는 방식이다. 한편, 디지털세대에게 맞춘 번역인 만큼 웹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에 가서 새한글성경 읽기로 들어가면 된다. 새한글성경 웹페이지(https://www.bskorea.or.kr/KNT/index.php)에서 읽을 때에 좋은 점은 장절을 컴퓨터로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고, 병행본문과 어휘 뜻을 마우스 클릭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키워드를 검색하여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단점은 디지털 읽기의 단점과 마찬가지로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생략되기 쉽다는 점이다. 

  『새한글성경』을 최대로 활용하여 젊은 세대,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세대와 함께 뜻있는 성경 읽기가 되려면, 읽고 쓰고 생각하는 활동이 연합하여 일어나야 한다. 일단,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 여럿이 모여 한 사람씩 돌아가며 소리 내서 읽으면 더욱 좋다. 다음으로 쓰는 활동이 있어야 한다. 자기에게 뜻깊게 다가오는 구절에 밑줄을 긋는 것은 필수다. 아무 데나 밑줄을 긋는 게 아니라 내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떠올리며 밑줄을 긋는 연습이 필요하다. 더해서 자기 삶과 밀접하게 연관 지어 생각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옮겨 쓰는 활동도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단순히 문자 읽기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90년대에 QT가 대유행했던 것처럼 이제는 디지털 네이티브와 함께 『새한글성경』으로 '성경읽기'공동체를 만들어 성서 읽기 운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새한글성경 누가복음으로 '성경읽기' 모임에 쓰는 교재를 차차 연재하려고 한다.

새한글성경 누가복음 읽고 쓰기 연재

  나는 『새한글성경』으로 주일마다 함양하늘교회 교우 몇분과 성경 읽기를 하고 있다. 성경 읽기는 토마스 그룸의 Shared Praxis 성경교수법을 따른다. 먼저, 오늘 읽은 본문과 연관이 있는 우리 삶의 문제를 조명하여 질문을 던진다. 질문에 대해 서로 각자 생각을 나누며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대로 대안을 말한다. 다음으로 성서를 읽는다. 성서에서 우리가 고민했던 현실의 문제에 대해 하나님이 뭐라 말씀하시는지 생각하며 읽는다. 그리고 목회자의 본문 해석이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성서를 읽기 전 우리가 생각했던 대안과 본문을 읽고, 목회자의 성서 해석을 듣고 발견한 하나님의 메시지와 비교한다. 이 과정은 우리 뜻을 성서 본문이 주는 메시지에 비춰 수정하는 작업이다. 최종적으로 본문 메시지에 따라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천할 것들을 서로 나눈 뒤 모임을 마친다.

  앞으로 이 모임을 하기 위하여 만든 교재자료를 블로그에 연재하려고 한다. 교재자료에는 새한글성경 본문이 일부 포함된다. 많은 교회에서 『새한글성경』읽기가 운동처럼 번졌으면 좋겠다.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신앙 유산을 전승하려면 '성경 읽기'가 필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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