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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한대_윤동주

by 마빡목사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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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대 

윤동주 1934.12.

 

초 한 대 -
내 방에 풍긴 향내를 맡는다.

광명의 제단이 무너지기 전
깨끗한 제물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그의 생명인 심지까지
백옥 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려 버린다.

그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
암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품긴
제물의 위대한 향내를 맛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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