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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바람과별과시92

풍경_윤동주 풍경윤동주_1937.05. 봄바람을 등진 초록빛 바다쏟아질 듯 쏟아질 듯 위태롭다.잔주름 치마폭의 두둥실거리는 물결은, 오스라질 듯 한껏 경쾌롭다.마스트 끝에 붉은 깃발이여인의 머리칼처럼 나부낀다.이 생생한 풍경을 앞세우며 뒤세우며외─ㄴ 하루 거닐고 싶다.─우중충한 오월 하늘 아래로,─바닷빛 포기포기에 수놓은 언덕으로. 2024. 5. 17.
한란계(寒暖計)_윤동주 한란계(寒暖計)윤동주_1937.07.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란계,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한 오 척 육 촌의 허리 가는 수은주,마음은 유리관보다 맑소이다.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가끔 분수같은 냉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영하로 손가락질할 수돌네 방처럼 치운 겨울보다해바라기 만발한 팔월 교정이 이상 곱소이다.피 끓을 그날이─어제는 막 소낙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이렇게 가만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역사같은 포지션을 지켜야 봅니다. 2024. 5. 14.
소낙비_윤동주 소낙비윤동주_1937.08. 번개, 뇌성, 왁자지근 뚜다려먼─ㄴ 도회지에 낙뢰가 있어만 싶다.벼룻장 엎어논 하늘로살 같은 비가 살처럼 쏟아진다.손바닥만한 한 나의 정원이마음같이 흐린 호수되기 일쑤다.바람이 팽이처럼 돈다.나무가 머리를 이루 잡지 못한다.내 경건한 마음을 모셔드려노아 때 하늘을 한 모금 마시다. 2024. 5. 13.
명상_윤동주 명상윤동주_1937.08. 가츨가츨한 머리칼은 오막살이 처마끝,휘파람에 콧마루가 서운 양 간질키오.들창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이 밤에 연정은 어둠처럼 골골이 스며드오.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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