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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창고

아모르 파티

by 마빡목사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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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쓴 『즐거운 학문』(1882)에 등장하는 말이다. 라틴어 "Amor fati."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이다. '아모르(amor)'는 사랑을, '파티(fati)'는 운명을 뜻한다. 직역하면 '운명에 대한 사랑'이다.

 '운명'하면 쉽게 떠오르는 개념이 '숙명론'이다. 삶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거역할 수 없는 힘. 반대하고 맞설 수 없고, 필연적이고,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무언가를 우리는 운명이라 말한다. 김수영 교수는 니체가 말한 운명에 대한 사랑은 '필연적인 것에 대한 사랑'과 같은 말이라고 한다. 

 '필연적인 것'은 이미 일어난 일과 앞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을 모두 포함한다. 이미 벌어진 일이면서 앞으로 다가올 일이기도 하다. 필연을 사랑하라는 말은 곧 삶의 대한 태도를 뜻한다.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일도, 어쩔 수 없이 다가올 일도 사랑하는 태도, 긍정하는 태도 말이다. 다음은 『즐거운 학문』 가운데 "아모르 파티"에 대한 말이다.

나는 세상에서 필연적인 것을 아름답게 보는 법을 더 많이 배우려 한다. 그러면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아모르 파티, 이제부터 그것이 내 사랑이 되도록 하자!

 

 니체가 말하는 "아모르 파티"는 곧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뜻과 같다. 내가 지나온 길도, 앞으로 가는 길도,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것으로 오는 결과도 필연적인 것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라는 말이다. 숙명론과 극명한 차이가 있다. 숙명론은 불행한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고, 필연 앞에 나(주체)에 대한 역할이 제한적이고 부정적이다. 그러나 아모르 파티는 필연의 폭풍에 휩쓸려 갈지라도 끝까지 자신의 삶을 긍정하라는 의미다.

 값싼 위안이 아니다. 운명과 같이 자신을 향한 사랑도 거부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늘 우리가 걷는 이 길이,
새 날, 희망의 날을 만들 테니, 아모르 파티!

[자료 출처] 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 김수영, 우리학교,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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