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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창고

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

by 마빡목사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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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

 이 말을 남긴 최초의 사람은 고대 로마 작가 테렌티우스(B.C. 195~159)라고 한다. 탁월한 희극 작품과 시를 남긴 작가로 알려진 테렌티우스. 희극 작품 <포르미오>에 이 문장을 남겼다. 라틴어로는 "Fortis fortuna adiuvat."이다.

 약 100년 뒤인, B.C.45년 경에 마르쿠스 키케로가 『투스쿨름 대화』라는 책에서 이 문장을 인용한다. 테렌티우스가 이 문장을 처음 쓴 인물로 알려졌지만, 당시 로마 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격언으로 어쩌면 많은 사람의 입에 이미 오르내렸을 문장일지도 모른다. 

 김수영 교수(한양여대)는 'fortuna'가 단순히 추상적인 개념으로서 행운만을 뜻하지 않고,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행운의 여신이라고 해석한다. "Fortis fortuna adiuvat." 문장을 김수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Fortis fortuna adiuvat
행운의 여신은 용기 있는 자, 강한 자, 대범한 자에게 다가가서 그를 돕는다.
<포르미오> 가운데

 

 행운의 여신 포르투나는 중세, 르네상스, 근대까지 많은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신이었다. 포르투나 여신을 그린 많은 그림을 살펴보면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포르투나가 공처럼 둥근 물체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공은 우연을 상징한다. 어디로 굴러갈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포르투나가 구(球) 위에 서 있다는 건 행운의 본질이 우연성에 있다는 걸 뜻한다.

 두 번째 특징은 포르투나가 눈을 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눈을 가렸다는 것은 포르투나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뜻과 앞을 보지 않는다는 뜻을 모두 담고 있다. 포르투나는 심판관이 아니다. 어떤 사람인지, 승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생각하지 않는다. 행운은 맹목적이고, 우연성을 띤다.

 행운이 맹목적이고, 우연하므로 우리는 부지런히 행운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약자든 강자든 누구라도 행운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행운을 잡을 수 없다. 로또에 당첨이 되려면 로또를 사야 하고, 네잎클로버를 찾으려면 들판을 누벼야 한다. 용기를 잃지 않고 부지런히 행하는 사람, 바로 그가 행운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우리 격언과 통하고, 고사성어인 "盡人事待天命"과 뜻이 통한다. "盡人事待天命"은 나관중이 지은 장편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남긴 말이다.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관우에게 화용도를 지키다가 도주하는 조조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관우는 자기 목숨을 살린 지난 의리 때문에 조조를 놓아주고 만다. 제갈량은 군령을 어긴 죄로 관우를 참하려 했다. 그러나 유비가 죄는 무거워도 피로 결의한 형제를 죽일 수 없으니 살려 달라 간청한다. 그러자 제갈량이 남긴 말이 '진인사대청명'이다.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
큰일을 앞두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에 하늘의 결과를 맡기고 기다린다.
 『삼국지연의』 가운데

 

 행운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준비된 사람은 행운을 붙잡을 것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또는 아예 행운이 왔는지도 모를만큼 둔하다면 놓치고 말 것이다. 행운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어쩌면 '행운'보다 '용기'에 더 무게가 실려있는 말인지도 모른다.

 용기를 가진 사람이 행운아이고, 행운이 곧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자료출처]
『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2023), 김수영, 우리학교
신동열의 고사성이 읽기(2023.05.31), 신동열, 생글생글, https://sgsg.hankyung.com/article/2021052890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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