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혜 창고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by 마빡목사 2024. 5. 23.
728x90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논리 철학 논고』,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921)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이란 이론들의 덩어리가 아니라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활동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즉, 철학을 특정 학문이나 이론 체계로 보기보다는 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철학을 배운다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철학을 한다는 것'은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의 활동 방식을 익히는 일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함의 근본을 '비판'이라고 보았다. 비판은 잘못을 지적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상의 구조를 낱낱이 분해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의미이다. '분석'이라는 뜻과 통한다. 이마누엘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에서 말하는 '비판'과 유사한 개념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습관이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무의미한 말도 많고 약속된 맥락을 벗어나 혼란스럽게 사용되는 말이 참 많다. 이러한 무분별한 언어 사용에 잘못된 점은 없는지 혹은 혼란스러운 점은 없는지 잘 살피는 것이 철학의 임무라고 말한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비판이자 분석이며, '의미의 명료화'이다.

 철학을 배워서 새로이 얻는 것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낯선 이론이 아니다. 어느 철학자의 사상이나 말, 이론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철학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철학을 함으로 우리가 무심코 또는 혼란스럽게 생각하던 것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다. 모호하던 것을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명료한 뜻을 부여하는 것이다. 무의미하거나 근거 없는 생각은 폐기한다.

철학의 목적은 사고의 논리적 명료화이다.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활동이다.
철학의 결과는 철학적 명제들이 아니라, 명제들이 명료해지는 것이다.
철학은 말하자면 흐리고 모호한 사고들을 명료하게 만들고 명확하게 경계 짓는 것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이론이 아니라 활동으로 이해하는 유명한 철학자가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다. 플라톤의 책을 보면, 무수한 질문과 논쟁이 있을 뿐 우리가 생각하는 이론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철학이 항상 어떤 이론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철학이 반드시 정교한 이론의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철학은 세상에서 벌이는 활동이자 세상을 보는 시선이며 세상을 향한 어떤 자세를 말한다. 칸트는 이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철학(Philosophie)이 아니다.
오직 철학함(Philosophieren)이다.
-이마누엘 칸트

 철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자료 출처] 철학이 내 손을 잡을 때, 김수영, 우리학교, 2023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