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27 가을을 걷다 가을을 걷다 아침으로 차가운 외풍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유난히 후덥지근하고 질척거리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얼굴을 싹 바꿔 쌀쌀해졌다. 까만 정장과 선글라스를 쓰고 빌딩 숲 속을 거니는 도시여자, 가을이 왔다. 가을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까칠하다. 하지만 낮이 되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따스함을 건넨다. 여름에 푸르게 한껏 부풀었던 수풀과 나뭇잎은 가을의 눈부신 미모에 반해 빨갛게 노랗게 익어버린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다. 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로 아침마다 안방 공기가 차갑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방바닥에서 올라오는 뜨끈함이 노곤해진 나를 붙들어 안고 놓아주질 않는다. 손목에서는 스마트워치가 빨리 일어나라고 채근한다. 간신히 눈꺼풀을 올려 시간을 확인해 보.. 2023. 10. 18.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2023 메이드 인 공공' 선정! 어두문학회가 '2023 메이드 인 공공' 준비형 선정 예비공동체로 발탁됐다. 됐다! 지난번 포스팅 한대로 몸담고 있는 '어두문학회'가 완주군 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메이드 인 공공-준비형' 예비공동체로 선정됐다. 이제 12월까지 어두문학회는 지역 문제를 다루는 문학작품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출간한 책을 가지고 문학 콘서트를 기획하여 실행한다. 우리 지역 주민과 한일장신대학교 학생들이 함께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마련했다. 이 일이 기초부터 탄탄하게 잘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어두문학회! 한일장신대!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섬김의 자리로 갑시다!ㅎ 2023. 10. 5. 선물 선물 통장 잔고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지갑이 텅 비었다. 한편, 마음은 따뜻했고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을 데리고 서울을 다녀왔다.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한 후 삼 년 동안 네 번, 올해로 다섯 번째 외래 진료다. 병원 나들이는 어느새 둘째 아들과 나, 둘 만의 서울 나들이가 되었다. 둘째 아이는 왼쪽과 오른쪽 머리에 혈관을 심는 수술을 하려고 각각 6개월 간격을 두고 두 번, 수술 후 경과를 보려고 MRI검사를 또 두 번, 서울 병원에 오고 가곤 했다. 경과가 좋아서 예약해 놓은 MRI검사와 외래 진료를 받으러 2021년도 이후 2년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올해는 하필 추석연휴와 개천절까지 끼어서 열차표를 예매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표를 .. 2023. 10. 5. 나태주 시인이 쓴 '내가 좋아하는 사람' 대화를 상실한 시대. 오늘 하루, 나 아닌 다른 사람과 몇 번이나 눈을 마주쳤던가. 세상에 바라볼 게 참 많은데, 하루종일 한 뼘의 감옥에 갇혀 산다. 같이 눈 마주치고 감정의 파동 나누는 길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그러다 보니 슬플 때 함께 슬퍼해줄 친구 찾기 힘들고, 괴로울 때 같이 짐을 나눠져 줄 친구 역시 찾기 힘들다. 겨우 SNS에서 '좋아요' 따위 받는 게 전부인 세상에 산다. 사람이 그립다. 함께 마음 툭 터놓고, 등 토닥이며, 살부비며 같이 울고, 함께 괴로운 짐 나눠질 수 있는 그런 사람. 세상 살기 험난하다며 정치 이야기 꺼내도 맞장구 쳐주는 사람, 그런 사람 어디 없나. 정치 이야기 꺼내면 왜 정치적인 이야기 하냐며 무안 주는 사람 말고, 정치 이야기 하면 싸우니까 하지 말자며 마음 .. 2023. 10. 2. 이전 1 2 3 4 5 6 7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