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47 산상(山上)_윤동주 산상(山上)윤동주_1936.05.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강물이 뱀의 새끼처럼 기는산 위에까지 왔다.아직쯤은 사람들이바둑돌처럼 벌여 있으리라.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에만 비치고,굼뱅이 걸음을 하는 기차가정거장에 섰다가 검은 내를 토하고또 걸음발을 탄다.텐트 같은 하늘이 무너져 이 거리 덮을까 궁금하면서좀더 높은 데로 올라가고 싶다. 2024. 5. 30. 달밤_윤동주 달밤윤동주_1937.04.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여윈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고독을 반거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이 폭 젖었다. 2024. 5. 18. 명상_윤동주 명상윤동주_1937.08. 가츨가츨한 머리칼은 오막살이 처마끝,휘파람에 콧마루가 서운 양 간질키오.들창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이 밤에 연정은 어둠처럼 골골이 스며드오. 2024. 5. 11. 유언_윤동주 유언윤동주_1937.07 후언-ㄴ한 방에유언은 소리 없는 입놀림.바다에 진주 캐러 갔다는 아들해녀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맏아들이밤에사 돌아오나 내다 봐라━평생 외롭던 아버지의 운명감기우는 눈에 슬픔이 어린다.외딴 집에 개가 짖고 휘양찬 달이 문살에 흐르는 밤. 2024. 4. 24.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