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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바람과별과시69

가슴1_윤동주 가슴1윤동주_1936.3. 평양에서 소리 없는 불, 답답하면 주먹으로 뚜다려 보오.그래 봐도후─가아는 한숨보다 못하오. 2024. 6. 12.
닭_윤동주 닭윤동주_1936 한 간(間) 계사(鷄舍) 그 너머 창공이 깃들어자유의 향토를 잊은 닭들이시들은 생활을 주잘대고생산의 고로(苦勞)를 부르짖었다.음산한 계사에서 쏠려나온외래종 레그혼.학원에서 새무리가 밀려나오는삼월의 맑은 오후도 있다.닭들은 녹아드는 두엄을 파기에아담한 두 다리가 분주하고굶주렸든 주두리가 바지런하다.두 눈이 붉게 여물도록─ 2024. 6. 4.
양지쪽_윤동주 양지쪽윤동주_1936.06. 저쪽으로 황토 실은 이 땅 봄바람이호인(胡人)의 물레바퀴처럼 돌아 지나고아롱진 사월 태양의 손길이벽을 등진 섧은 가슴마다 올올이 만진다.지도째기 놀음에 뉘 땅인 줄 모르는 애 둘이한 뼘 손가락이 짧음을 한함이여아서라! 가뜩이나 엷은 평화가깨어질까 근심스럽다. 2024. 5. 31.
산상(山上)_윤동주 산상(山上)윤동주_1936.05.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강물이 뱀의 새끼처럼 기는산 위에까지 왔다.아직쯤은 사람들이바둑돌처럼 벌여 있으리라.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에만 비치고,굼뱅이 걸음을 하는 기차가정거장에 섰다가 검은 내를 토하고또 걸음발을 탄다.텐트 같은 하늘이 무너져 이 거리 덮을까 궁금하면서좀더 높은 데로 올라가고 싶다. 2024.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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