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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바람과별과시70

장_윤동주 장윤동주_1937.03. 이른 아침 아낙네들은 시들은 생활을바구니 하나 가득 담아 이고......업고 지고...... 안고 들고......모여드오 자꾸 장에 모여드오.가난한 생활을 골골이 버려놓고밀려가고 밀려오고......제마다 생활을 외치고...... 싸수오.왼 하루 올망졸망한 생활을되질하고 저울질하고 자질하다가날이 저물어 아낙네들이쓴 생활과 바꾸어 또 이고 돌아가오. 2024. 5. 20.
달밤_윤동주 달밤윤동주_1937.04. 흐르는 달의 흰 물결을 밀쳐여윈 나무 그림자를 밟으며북망산을 향한 발걸음은 무거웁고고독을 반거한 마음은 슬프기도 하다.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정적만이 군데군데 흰 물결이 폭 젖었다. 2024. 5. 18.
풍경_윤동주 풍경윤동주_1937.05. 봄바람을 등진 초록빛 바다쏟아질 듯 쏟아질 듯 위태롭다.잔주름 치마폭의 두둥실거리는 물결은, 오스라질 듯 한껏 경쾌롭다.마스트 끝에 붉은 깃발이여인의 머리칼처럼 나부낀다.이 생생한 풍경을 앞세우며 뒤세우며외─ㄴ 하루 거닐고 싶다.─우중충한 오월 하늘 아래로,─바닷빛 포기포기에 수놓은 언덕으로. 2024. 5. 17.
한란계(寒暖計)_윤동주 한란계(寒暖計)윤동주_1937.07. 싸늘한 대리석 기둥에 모가지를 비틀어 맨 한란계,문득 들여다 볼 수 있는 운명한 오 척 육 촌의 허리 가는 수은주,마음은 유리관보다 맑소이다.혈관이 단조로워 신경질인 여론동물(與論動物),가끔 분수같은 냉침을 억지로 삼키기에 정력을 낭비합니다.영하로 손가락질할 수돌네 방처럼 치운 겨울보다해바라기 만발한 팔월 교정이 이상 곱소이다.피 끓을 그날이─어제는 막 소낙비가 퍼붓더니 오늘은 좋은 날씨올시다.동저고리 바람에 언덕으로, 숲으로 하시구려─이렇게 가만가만 혼자서 귓속 이야기를 하였습니다.나는 또 내가 모르는 사이에─나는 아마도 진실한 세기의 계절을 따라─하늘만 보이는 울타리 안을 뛰쳐,역사같은 포지션을 지켜야 봅니다.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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